미국 뉴욕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랜드마크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의 아찔한 안테나 꼭대기에서 목숨을 건 기습 프러포즈 스턴트를 감행한 유명 인플루언서 커플이 현지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현장 중계 헬기와 드론이 긴급 출동하고 인근 도로가 통제되는 등 뉴욕 한복판이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벌어졌다.

■ 지상 443m 아찔한 첨탑 위… 바람에 펄럭인 대형 ‘평화 현수막’
1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오 무렵 맨해튼 미드타운 가 상공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남녀 두 명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최상층부 안테나 스파이어(Spire·첨탑) 꼭대기까지 무단으로 기어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상에서 무려 1,454피트(약 443미터)에 달하는 살인적인 높이였다.
별도의 안전 밧줄(로프)조차 매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이들은 안테나 격자 구조물의 좁은 난간에 위태롭게 균형을 잡고 선 채 준비해 온 대형 검은색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흰색 글씨로 적힌 현수막에는 “사랑의 힘이 권력에 대한 사랑을 이길 때 세상은 평화를 알게 된다(When the power of love beats the love of power the world knows peace)”라는 고(故) 지미 헨드릭스의 명언이자 평화의 메시지가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 현수막 걷자 시작된 ‘반전 프러포즈’… 한쪽 무릎 꿇고 반지 건네
이 숨 막히는 고공 스턴트의 진짜 목적은 30분 뒤에 밝혀졌다. 오후 12시 30분경 안테나 꼭대기에서 현수막을 거둔 두 사람은 금속 구조물을 타고 조금 더 넓은 하단 플랫폼 난간으로 이동했다.
그 순간 남성이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여성에게 건넸다. 아찔한 상공에서 펼쳐진 기습 ‘결혼 반전 청혼’이었다. 감격한 여성이 청혼을 승낙하자 두 사람은 고공에서 뜨겁게 포옹하고 키스를 나눴으며, 여성은 왼손을 뻗어 맨해튼 전경을 배경으로 반지 낀 인증샷과 셀카를 촬영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이 극적인 스턴트의 주인공들은 전 세계 초고층 빌딩을 안전장치 없이 오르는 것으로 악명 높은 러시아 출신의 천재 고공 등반가(Rooftopper) 커플 안젤라 니콜라우(Angela Nikolau)와 이반 비르쿠스(Ivan Beerkus)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전에도 중국 톈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의 초고층 빌딩을 정복하며 악명을 떨친 바 있다.
■ 낭만적 결말 뒤의 체포… 무단 침입 및 경범죄 혐의 기소
이들의 목숨을 건 로맨틱한 소동은 지상에 내려오자마자 끝이 났다. 사건 발생 직후 뉴욕경찰(NYPD)의 긴급구조대(ESU)와 소방대, 헬기 및 드론이 현장에 긴급 배치됐으며, 관람을 위해 빌딩을 찾았던 수많은 관광객들이 안전을 이유로 통제되는 불편을 겪었다.
오후 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안테나에서 내려온 두 사람은 대기 중이던 NYPD 경찰관들에게 즉각 연행됐다. NYPD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고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두 사람의 신원을 확보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건물 무단 침입(Burglary), 형사상 가택침입(Criminal Trespass), 무모한 위험 행위(Reckless Endangerment) 등의 중죄 혐의로 기소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빌딩 관리사무소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완전한 무단 불법 침입”이라며 선을 그었다. 과거 배우 자레드 레토가 홍보를 위해 공식 허가를 받고 86층에서 안테나 기둥까지 합법적으로 등반한 적은 있으나, 일반 통제 구역을 뚫고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간 이번 사건에 대해 보안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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