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극장가를 장악한 마스터피스 '오디세이'의 수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향해 날 선 경고장을 던졌다. 그는 작금의 기술 만능주의를 '투명한 트로이 목마'라는 독창적 메타포로 정의하며, 맹목적 수용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제시했다.
![오디세이 시사회 레드카펫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가운데)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AMC 링컨 스퀘어 극장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시사회에서 주연 배우 맷 데이먼(왼쪽), 앤 해서웨이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7-20/36cf929b-df64-4972-952d-01d6f00b940f.jpg)
유리로 빚은 트로이 목마, 할리우드의 'AI 포비아'를 꿰뚫다
놀런 감독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유튜브 채널 '위고데크립트'에 출연해 "AI는 그리스군이 매복해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가 아는 트로이 목마"라며, "내부의 톱니바퀴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로 된 말과 같다"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1020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저품질 AI 생성물 조롱 밈(Meme)인 'AI 슬롭(AI Slop)' 현상을 짚어내며, 기성세대의 우려를 넘어선 젊은 층의 본능적 거부감에 주목했다.
이 같은 대중의 방어 기제를 '매우 건강한 회의주의'로 명명한 그는, "기술의 이면에는 그것을 설계한 자들의 숨은 의도가 도사리고 있으며, 이를 끊임없이 의심해야만 최적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견해를 넘어, '미국감독조합(DGA)' 위원장으로서 AI 보호 조항을 관철시키고, 작가 및 배우진의 대규모 파업을 묵묵히 지지했던 할리우드 내 'AI 공포'와 궤를 같이한다. 아날로그 필름의 질감을 맹신하는 그의 철학이 디지털 시대의 맹점을 정확히 타격한 셈이다.
한편, 기술의 범람 속에서도 영화의 본질에 천착한 놀런의 신작 '오디세이'는 극장가에서 경이로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스오피스 분석 매체 더넘버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북미 3,919개 스크린에 걸린 이 작품은 개봉 첫 주말에만 1억 2,450만 달러(약 1,850억 원)를 긁어모으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R등급(청소년 관람 불가)'이라는 진입 장벽과 3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일궈낸 압도적 성취다. 이는 놀런 감독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오프닝 스코어'이자, 올해 '토이스토리5', '슈퍼마리오 갤럭시 더 무비'에 이은 전체 3위의 메가 히트 기록이다. 이미 글로벌 누적 수익 2억 6,400만 달러(약 3,930억 원)를 돌파한 '오디세이'는 관객의 지적 허기를 채우며 장기 흥행의 닻을 올렸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