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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 최초 공개… 164분의 압도적 여운

전도연·설경구 주연, 23일 극장 개봉·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

베네치아영화제 '가능한 사랑' 월드프리미어(최초 상영) 레드카펫 선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네치아영화제 '가능한 사랑' 월드프리미어(최초 상영) 레드카펫 선 이창동 감독과 배우들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거장의 귀환, 상실의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시선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에서 8년 만에 침묵을 깬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월드 프리미어로 베일을 벗었다. 164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두 부부의 교차하는 삶을 밀도 있게 조명하며,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잃어버린 품위와 자유의 본질을 파고든다.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본적으로 단절된 '인간관계'와 영화의 매개적 역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았다"고 밝혔다. 과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등에서 보여준 시대적 상처에 대한 예리한 통찰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효하다.

영화 '가능한 사랑'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가능한 사랑'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균열 속에서 피어난 연대, 엇갈린 두 부부의 기묘한 앙상블

서사 중심에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 그리고 이들의 삶을 렌즈에 담으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자본가 남편 상우('조인성')가 있다. 동료의 장례식장에서 시작된 이들의 기우뚱한 만남은 상우의 프라이빗 여름 별장으로 이어지며 미묘한 파열음을 낸다.

삶의 배신 앞에서도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흥얼거리는 미옥과 내면의 고름을 안고 생존을 부르짖는 호석의 모습은 처절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반면 피사체를 향한 맹목적 애정을 지닌 예지와 자본의 논리 속에서 아내를 지원하는 상우의 이질적인 욕망은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이질적인 두 세계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164분의 여정은 고요하지만 폭발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다.

베네치아영화제 '가능한 사랑' 레드카펫 행사에서 사인하는 전도연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네치아영화제 '가능한 사랑' 레드카펫 행사에서 사인하는 전도연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스크린을 장악한 페르소나, 한계를 뛰어넘은 연기 미학

작품이 궁극적으로 닿고자 하는 지점은 '자유'다. 구조적 모순 속에서도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인물들의 투박한 궤적은 인간 고유의 품위를 증명한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배역을 연기하는 것을 넘어 인물 그 자체로 숨 쉰다. 감독 스스로 "그냥 그 인물"이라 칭할 만큼 완벽한 동화율을 보여준다.

여기에 다큐 감독 부부로 분한 '조여정'과 '조인성'의 낯설고도 매혹적인 얼굴은 극의 미학적 완성도를 한 차원 끌어올린다. 정교하게 직조된 미술과 음악 역시 관객의 몰입을 돕는 강력한 장치로 작용하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베네치아영화제 '가능한 사랑'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 취하는 조여정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네치아영화제 '가능한 사랑'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 취하는 조여정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가 주목하는 마스터피스, 오스카를 향한 위대한 여정

'가능한 사랑'은 베네치아를 필두로 토론토국제영화제, BFI 런던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며 글로벌 신드롬을 예고했다. 특히 내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낙점되며 웰메이드 K-무비의 저력을 입증했다.

최초 상영 당일, 흑백 앙상블 룩을 차려입고 팔라초 델 시네마 레드카펫을 밟은 감독과 네 주연 배우는 쏟아지는 전 세계 플래시 세례 속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거장의 귀환을 알리는 이 마스터피스는 오는 23일 국내 일부 극장 개봉을 거쳐,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안방극장에 상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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