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9-21/94c86bb6-51ee-4f86-9a4c-0d02314b2637.jpg)
예술을 옥죄는 권력, 거장에게 씌워진 '외국 대리인' 굴레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조명해 온 영화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에게 사실상 '스파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겼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무부는 즈비아긴체프 감독을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명단에 공식 등재했다.
해당 제도는 해외의 자금 지원을 받아 반러시아적 활동을 전개하는 인물을 지정하는 억압적 장치다. 이는 '스파이'와 유사한 의미를 지니며, 주로 야권 인사나 정부 비판자들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사회적 불이익을 가하는 낙인으로 악용되어 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러시아 내 소득 창출에 심각한 규제를 받게 된다. 또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향후 그가 게재하는 모든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기타 출판물에는 반드시 '외국 대리인'이라는 꼬리표를 명시해야만 한다.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배경으로 한 신작 '주피터'를 통해 권력의 민낯을 고발하고 있다. (※편집자 주: 기존 79회 칸영화제 수상작으로 알려진 '미노타우로스'는 사실관계 오류로, 실제 해당 줄거리는 신작 '주피터'의 내용임이 확인되어 바로잡습니다.) 이 작품은 2022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무자비한 권력자이자 성공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특히 전쟁에 인력을 강제 차출해야 하는 CEO의 압박감과 아내의 외도를 마주한 남편의 심리적 붕괴를 드라마와 스릴러 형식으로 치밀하게 엮어냈다.
그의 날 선 비판 의식은 과거 작품들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4년 러시아 관료주의의 부패를 적나라하게 해부한 영화 '리바이어던'으로 프랑스 칸영화제 각본상을 거머쥐었고, 이듬해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석권하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이어 2017년에는 러시아 사회의 깊은 상실감과 도덕적 파탄을 그려낸 '러브리스'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연거푸 수상하며 독보적인 예술성을 입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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