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 무대에 선 펑크록 밴드 그린데이(Green Day)가 예상보다 온건하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끔찍한 선택"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대표곡 'American Idiot'을 멈추지 않았다.
9일(한국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린데이는 지난 8일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레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볼 LX(60) 개막 공연 무대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어 출신인 이들은 'Good Riddance (Time of Your Life)'의 짧은 인트로를 시작으로 'Holiday', 'Boulevard of Broken Dreams', 'American Idiot' 등 정치색 짙은 명곡들을 쏟아냈다.

◆ "MAGA"는 빠졌지만 "Idiot"은 남았다
가장 주목받은 곡은 단연 'American Idiot'이었다. 최근 몇 년간 프론트맨 빌리 조 암스트롱은 라이브 공연에서 가사 중 "I'm not part of a redneck agenda"를 "I'm not part of the MAGA agenda(나는 MAGA 의제의 일부가 아니다)"로 바꿔 부르며 트럼프를 직격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가 지켜보는 슈퍼볼 무대에서는 해당 구절이 포함된 2절을 통째로 생략하고 기타 솔로로 대체했다. 'Holiday'의 "Sieg Heil to the President Gasman" 가사 역시 빠졌다.
대신 암스트롱은 "새로운 광기 아래의 국가를 원하지 않아 / 잠재의식을 조종하는 미국(subliminal mindf*ck America)"이라는 1절 가사를 그대로 불렀다. NBC 중계방송에서는 욕설 부분이 음소거 처리됐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 무대 밖에서는 "ICE 그만둬라" 독설
본무대에서의 절제와 달리, 무대 밖에서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암스트롱은 슈퍼볼 이틀 전인 6일 열린 팬듀얼 파티에서 "전국의 모든 ICE(이민세관집행국) 요원들에게 전한다. 그 형편없는 직업을 그만두라"며 "이 모든 게 끝나면 트럼프와 참모들은 당신들을 나쁜 습관처럼 버릴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그린데이와 배드 버니의 슈퍼볼 출연에 대해 "증오를 부추길 뿐"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그린데이는 자신들의 고향에서 열린 슈퍼볼 무대에서 펑크록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영리한 방식으로 저항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타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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