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케이닉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26/a11157ed-2f63-4cb5-86dc-610cd0b8d235.jpg)
의학도에서 우주 함대의 항해사로, 극적인 연기 인생
인기 SF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러시아인 항해사 '파벨 체호프' 역을 맡아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았던 배우 '월터 케이닉'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터 케이닉'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평안히 눈을 감았다.
1936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초기에는 연기와 무관한 의학도의 길을 걸었다. 그리넬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로 편입해 심리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며 다방면의 학문적 소양을 쌓았다.
그러나 대학 시절 경험한 연극 무대가 그의 인생 항로를 완전히 뒤바꿨다. 본격적인 연기 수업을 이수한 뒤 TV 드라마 '데이 인 코트'로 데뷔했으며, 이후 '언터처블', '앨프레드 히치콕 아워'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대중의 뇌리에 그의 이름을 깊게 각인시킨 결정적 계기는 1967년 '스타트렉' 시즌2 합류였다. 그가 연기한 '파벨 체호프'는 러시아 출신의 젊고 패기 넘치는 항해사로, 미국식 발음인 '체코프'로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다.
당시 '스타트렉'의 캐스팅은 냉전 시대의 장벽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인류가 하나 되어 러시아와 미국이 같은 우주 함대에 탑승할 것이라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담아낸 것이다. 또한 30대 배우들이 주축이었던 커크 선장과 스팍 박사 사이에서, 청소년 시청층을 유입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투입되어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1969년 오리지널 시리즈 종영 후에도 그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1980년대 '스타트렉'이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다시 한번 '파벨 체호프' 역으로 복귀했다. 특히 영화 '스타트렉 2: 칸의 분노'에서는 서사의 중심을 잡는 핵심적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인기 SF 시리즈 '바빌론 5'에서는 냉혹한 악역 '알프레드 베스터'를 연기하며 선과 악을 넘나드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영화 '스타트렉'(1988) 속 월터 케이닉(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n[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26/e4951f90-bf01-44ec-a2c2-2969e5dbbae3.jpg)
배우를 넘어 각본가로, SF 장르에 남긴 지워지지 않을 발자취
1990년대 연극 무대 '더 보이스 인 오텀'에서 중년의 톰 소여로 분해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선보였으며, 모교인 UCLA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며 연기 스승으로서의 면모도 발휘했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카메라 앞에만 머물지 않았다. '월터 케이닉'은 각본가로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1970년대 '스타트렉' 종영 후 찾아온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집필을 시작했고, 그의 뛰어난 상상력이 담긴 대본 중 하나는 '스타트렉'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로 제작되는 영예를 안았다.
2008년에는 SF 법정 스릴러 '인애리언어블'의 각본을 직접 집필하고 출연까지 병행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나아가 판타지 소설 '벅 앨리스와 배우 로봇', 만화책 '레이버', 그래픽 노블 '월터 케이닉의 씽스 투 컴'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다.
그의 대변인은 "'월터 케이닉'은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위트, 지치지 않는 모험심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며 "그가 남긴 유산은 단순히 화면 속에 머물지 않는다. '스타트렉'이 팬들에게 지니는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그 커뮤니티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그를 추모했다.
![월터 케이닉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10-26/67e1aaf9-1c53-4898-bbc9-c11923cbb968.jpg)
전 세계 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항해할 별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SF 장르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던 '월터 케이닉'. 비록 그의 육신은 지구를 떠났으나, 광활한 우주를 개척하던 '파벨 체호프'의 찬란한 미소와 그가 남긴 훌륭한 작품들은 영화사 속에 영원히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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