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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신작 '그녀가 돌아온 날', 제76회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공개

송선미 주연 흑백영화... 홍 감독 "상업적 동기 지루해" 소신 발언

〈그녀가 돌아온 날〉 [ⓒJeonwonsa Film co]
〈그녀가 돌아온 날〉 [ⓒJeonwonsa Film co]

홍상수(66) 감독의 34번째 장편 〈그녀가 돌아온 날〉이 18일 저녁(현지시간)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서 처음 공개됐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독립영화로 복귀한 여배우 배정수(송선미 분)의 하루를 조명한 흑백영화다.

10년 넘게 연기를 쉬었다가 독립영화로 복귀한 배우 배정수는 어느 식당에서 기자 3명과 연달아 인터뷰를 진행한다. 기자들은 그의 이혼이나 키우는 강아지, 다이어트 비법 같은 사생활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혼 질문에 처음에는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다가도 다른 기자가 다시 묻자 조금씩 속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친 뒤 다시 연락해 이혼 얘기는 기사에서 빼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기자들은 한때 전국민에게 사랑받았던 배우를 만나 영광이라면서도 정작 영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는다. 영화가 너무 좋았고 여러 생각이 떠올랐지만 정리되지 않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두루뭉술한 감상만 내놓는다.

〈그녀가 돌아온 날〉 [ⓒJeonwonsa Film co]
〈그녀가 돌아온 날〉 [ⓒJeonwonsa Film co]

배정수는 술이 당기는지 기자들에게 독일식 생맥주를 권하고, 딸을 낳지 않았더라면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을 것이라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하나의 의도와 해석이 얼마나 쓸모없는지 이야기하는 배정수에게 기자는 도를 닦는 사람 같다고 말한다. 배정수는 딸과 강아지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면서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하라'는 말을 반복해 당부한다.

오랜만에 복귀한 배정수는 연기 수업도 받고 있다. 수업에서도 낮에 했던 인터뷰를 반복하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대본을 자꾸 확인해야 한다. 수업이 끝나고 강사 김영(조윤희)이 맥주 한잔 하자고 제안하지만 거절한다. 딸이 기다리는 집에 빨리 가고 싶기 때문이다.

18일 베를린영화제에서 관객과 대화하는 홍상수(왼쪽), 송선미 [연합뉴스]
18일 베를린영화제에서 관객과 대화하는 홍상수(왼쪽), 송선미 [연합뉴스]

상영이 끝난 뒤 홍상수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작법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 어떤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보통 아이디어 아닌 배우에서 시작한다. 캐릭터와 이미지가 내재돼 있고 나머지 시간은 그저 실행이다. 실행은 발견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나는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이 메시지가 중요하다, 아주 재밌는 영화를 찍고 싶다, 수백만 달러를 벌겠다, (이런 건) 너무 지루하다"고 말해 상업적 동기를 배제한 작업 철학을 드러냈다. 흑백으로 만든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그냥 흑백이 이 영화에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간결하게 답했다.

홍상수는 베를린영화제가 오랫동안 아껴온 감독이다. 영화제는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열세 편을 초청해 다섯 차례 상을 줬다. 그 중 2022년 〈소설가의 영화〉와 2024년 〈여행자의 필요〉로 심사위원대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이번에 신작이 상영된 파노라마 섹션은 작가주의 또는 실험적 작품으로 세계 영화계 경향을 가늠하는 비경쟁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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