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견고한 장벽 중 하나로 꼽히던 촬영상 부문에서 마침내 여성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씨너스(Sinners)’의 촬영 감독 아텀 두랄드 아카파우(Autumn Durald Arkapaw)가 여성이자 유색인종 여성 최초로 촬영상을 거머쥐었다.
◆ 98년 만에 열린 여성 촬영상의 문… 역사를 바꾼 아텀 두랄드
아텀 두랄드는 이번 수상으로 아카데미 역사상 촬영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촬영상 부문은 레이첼 모리슨(머드바운드), 아리 웨그너(파워 오브 도그), 맨디 워커(엘비스) 등 단 3명의 여성만이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여성에게 보수적인 영역이었다. 네 번째 후보로 이름을 올린 두랄드는 유색인종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후보이자 최초의 수상자라는 중첩된 기록을 세우며 영화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 ‘씨너스’의 시각적 압도감…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의 완벽한 파트너십
아텀 두랄드의 이번 수상은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녀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서 맞춘 환상적인 호흡을 ‘씨너스’에서 더욱 확장했다. 다리우스 콘지(마티 슈프림), 마이클 바우만(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등 쟁쟁한 거장들을 제치고 거둔 성과다. 그녀는 수상 전부터 다수의 비평가 협회상을 휩쓸었으며, 영국 아카데미(BAFTA)와 미국 촬영감독협회(ASC) 노미네이트를 통해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 마블 ‘로키’부터 오스카까지…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선
아텀 두랄드는 마블 시리즈 ‘로키(Loki)’와 ‘와칸다 포에버’ 등을 통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미장센을 선보이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촉망받는 촬영 감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그녀의 카메라는 인물의 내면 심리와 웅장한 배경을 동시에 담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씨너스’에서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극대화한 독보적인 영상미로 오스카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모든 여성 일어서달라”… 시상식장을 가득 채운 연대의 박수
수상 무대에 오른 두랄드는 감동적인 소감으로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감사를 전한 뒤, 객석에 앉아 있는 모든 여성에게 일어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녀는 일어선 여성들을 향해 “당신들이 없었다면 나는 오늘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여성 영화인들의 연대와 지지에 뜨거운 경의를 표했다. 이에 장내 모든 참석자는 기립 박수로 그녀의 역사적인 수상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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