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도 유독 오스카와 인연이 없었던 폴 토마스 앤더슨(Paul Thomas Anderson, 55)이 마침내 무관의 제왕에서 탈출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앤더슨은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로 각색상을 거머쥐었다.
◆ 14번의 낙방 끝에 거둔 값진 결실… “역사의 일부가 되어 영광”
그간 각본상 5회, 감독상 3회 등 총 14차례나 오스카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앤더슨은 15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그는 기예르모 델 토로(프랑켄슈타인), 클로이 자이오(햄넷), 윌 트레이시(부고니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수상에 성공했다. 앤더슨은 수상 소감에서 “이 역사의 일부가 된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토마스 핀천 소설의 정수 담아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이번 수상작은 토마스 핀천의 1990년 소설 ‘바인랜드(Vineland)’를 느슨하게 각색한 작품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새로운 가명으로 살아가는 전직 혁명가 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신예 체이스 인피니티가 그의 딸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앤더슨은 난해하기로 유명한 핀천의 세계관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는 원작자 토마스 핀천에게 “깊은 존경과 사랑의 빚을 졌다”며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 가족을 향한 헌사와 자녀 세대를 향한 사과
앤더슨은 소감 중 아내인 배우 마야 루돌프와 네 자녀(펄, 루시, 잭, 아이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이 영화는 우리 세대가 엉망으로 만든 세상을 물려받게 된 아이들에게 전하는 사과의 편지이기도 하다”며 “동시에 상식과 품위를 되찾아올 다음 세대에 대한 격려를 담았다”고 말해 장내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 오스카 주요 부문 싹쓸이 예고… 숀 펜에 이어 감독상까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이날 각색상 외에도 남우조연상(숀 펜)과 올해 신설된 베스트 캐스팅 부문을 휩쓸며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미 영국 아카데미(BAFTA), 골든글로브, 작가조합상(WGA) 등을 석권하며 강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앤더슨은 이번 오스카 수상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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