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그대에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故 로버트 레드포드 기리며 ‘깜짝 열창’

시상식 ‘인 메모리엄’ 세션 예고 없이 등장… 영화 ‘추억(The Way We Were)’ 주제곡 헌정 지난해 9월 별세한 파트너 레드포드 향한 그리움 토로 “그는 지적인 카우보이였다” 83세 나이 잊은 전설의 무대… 돌비 극장 뒤흔든 53년 우정의 ‘피날레’

2026년 3월 15일 일요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의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코너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로버트 레드포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P Photo/Chris Pizzello)
2026년 3월 15일 일요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의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코너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로버트 레드포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P Photo/Chris Pizzello)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밤, 헐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83)가 예고 없이 무대에 올라 세상을 떠난 오랜 벗이자 최고의 파트너였던 고(故)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를 추모했다. 15일(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의 ‘인 메모리엄(In Memoriam, 고인을 기리며)’ 세션에서 스트라이샌드는 1973년 영화 ‘추억(The Way We Were)’의 주제곡을 열창하며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 예고 없던 ‘깜짝 등장’… 83세 전설이 부른 ‘The Way We Were’

몇 주 전부터 출연설이 나돌긴 했으나 스트라이샌드의 등장은 공식 발표되지 않은 채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83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고아한 모습으로 무대에 선 그녀는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후배 영화인들의 기립박수 속에 등장했다. 그녀가 아카데미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것은 2013년 작곡가 마빈 햄리쉬를 기리는 무대 이후 13년 만이다.

◆ “지적인 카우보이, 그가 그립다”… 레드포드 향한 진심 어린 헌사

스트라이샌드는 노래에 앞서 지난해 9월 향년 89세로 별세한 로버트 레드포드의 생전 업적을 기렸다. 그녀는 레드포드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지적인 카우보이’라고 정의하며, 언론의 자유와 환경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수많은 영화인을 육성했던 그의 사회적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그가 몹시 그립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진심을 전했다.

2026년 3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무대에 올라 롭 라이너와 그의 아내 미셸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EPA/CHRIS TORRES
2026년 3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무대에 올라 롭 라이너와 그의 아내 미셸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 EPA/CHRIS TORRES

◆ 53년 전 ‘케이티와 허벨’… 스크린 밖에서도 이어진 세기의 우정

두 사람의 인연은 시드니 폴락 감독의 1973년작 ‘추억’에서 시작됐다. 유대인 마르크스주의 활동가 케이티(스트라이샌드)와 보수적인 특권층 소설가 허벨(레드포드)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 6개 부문 오스카 후보에 오르며 시대를 풍미했다. 스트라이샌드는 최근 회고록을 통해 “로버트가 허벨 역을 두 번이나 거절했었지만, 결국 그가 참여하며 캐릭터가 더욱 풍성해졌다”고 밝히며, 정반대의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영화 속 캐릭터처럼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평생의 우정을 쌓아왔음을 강조했다.

◆ 무대 위로 흐른 ‘추억’… 오스카 역사의 한 페이지 장식

추모사의 끝을 맺으며 스트라이샌드는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곡인 ‘The Way We Were’의 한 구절을 불렀다. 비록 짧은 무대였으나, 50여 년 전 스크린 속에서 빛나던 두 청춘의 모습과 이제는 홀로 남은 전설의 목소리가 겹쳐지며 시상식 최고의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시청자들은 “전설이 전설을 보내는 가장 품격 있는 이별”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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