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집을 급습한 보안관들을 노래와 굿즈로 조롱해 소송을 당했던 미국 래퍼 아프로맨(Afroman·본명 조지프 포어맨)이 민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종 승소했다. 이번 판결은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노출된 공직자의 초상권보다 시민의 '표현의 자유'가 우선한다는 취지로 풀이되어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390만 달러 규모의 소송… 배심원단 "모든 청구 기각"
18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덤스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보안관실 소속 대리인 7명이 아프로맨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및 초상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은 아프로맨이 자신의 히트곡 ‘Lemon Pound Cake’ 뮤직비디오와 티셔츠 등 굿즈에 자신들의 얼굴과 이름을 무단 사용해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총 390만 달러(한화 약 52억 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이들의 주장을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습 자체가 잘못"… 아프로맨의 논리적 반격
사건의 발단은 2022년 여름, 마약 및 납치 혐의로 진행된 아프로맨 자택에 대한 경찰의 급습이었다. 당시 수색 결과 아프로맨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수색 과정에서 현관문이 파손되고 압수된 현금 일부가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아프로맨은 증언대에서 “그들이 내 집을 잘못 수색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들의 이름도 몰랐을 것이고, 노래가 만들어질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파손된 문과 감시카메라를 수리하기 위해 당시 보안카메라에 찍힌 보안관들의 모습을 풍자적인 콘텐츠로 제작해 수익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vs 인격권 보호… 법정 내 치열한 공방
재판 과정에서는 예술적 풍자와 실질적 명예훼손 사이의 경계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다. 원고 측 여성 대리인은 자신을 성적으로 비하한 패러디 영상 때문에 눈물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고, 대리인 측 변호사는 아프로맨의 행위를 “결과에 대한 냉담한 무관심”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아프로맨의 변호인은 이번 재판이 가사의 호불호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프로맨의 퍼포먼스는 예술적 과장과 풍자에 해당하며, 대중이 이를 문자 그대로의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심원단 역시 아프로맨의 행위가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정당한 비판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
SNS에 승소 영상 공유… "예술적 비판의 승리"
판결 직후 아프로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판결문이 낭독되는 현장 영상을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번 판결은 공적 업무를 수행 중인 공무원의 이미지가 예술적 비판의 소재로 쓰일 때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승소가 아프로맨의 모든 자극적인 표현 방식에 대한 도덕적 면죄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 사이의 균형 문제는 앞으로도 미국 내 대중문화와 법조계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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