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군체' 구교환, “‘서영철 패고싶다’는 반응이 최고의 찬사”

〈군체〉 포스터
〈군체〉 포스터

가히 ‘구교환의 해’다. 다시 ‘멜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만약에 우리〉부터 최근 종영한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그리고 지난 5월 21일 개봉해 약 250만 관객을 돌파(5월 29일 기준)한 영화 〈군체〉까지. 〈만약에 우리〉의 은호에서 〈모자무싸〉의 황동만으로, 그리고 〈군체〉의 서영철로 종횡무진한 구교환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지난 21일 개봉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군체〉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구교환은 알 수 없는 표정 속 의도를 감춘 입체적 빌런 서영철로 분했다. 서영철은 체인스바이오에 근무했던 천재 생물학자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만들어 둥우리 빌딩에 퍼트린다.

구교환의 서영철은 기괴한 몸짓과 아이코닉한 비주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외신들 사이에서 ‘K-조커’라고 불릴 만큼, 매우 개성 있는 빌런의 탄생을 알렸다. 구교환은 지금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내가 하는 작품을 가장 사랑하는 1호 덕후”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그는 많은 관객과 재미를 공유하고 있는 현재의 순간을 하루하루 즐겁게 누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28일, 영화 〈군체〉 개봉 기념으로 구교환과 만난 자리에서 씨네플레이는 〈군체〉 비하인드부터 최근 종영한 〈모자무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감독이자 배우로 살아가는 인간 구교환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아래에 대화의 전문을 옮긴다.


배우 구교환(사진제공=쇼박스)
배우 구교환(사진제공=쇼박스)

〈군체〉가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반응이 뜨거워요. 주연배우로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정말 기분이 좋아요. 왜냐하면 〈군체〉를 만든 이유가, 모든 제작진들이 ‘많은 관객들과 함께 이 재미를 공유하자, 서영철의 이 재밌는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자’가 가장 큰 목적이었기 때문이에요. 많이들 이 새로운 좀비 감염자들의 이야기를 재미있어 해 주셔서 너무 기쁘고, 하루하루 이 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유독, 〈군체〉를 관람한 관객들에게서 다양한 반응과 리뷰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영광이죠. 그렇게 여러 감상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만든 영화인데, 어떤 하나의 감상이 아닌, 영화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온다는 건, 만든 이로서 영광인 것 같아요.

〈군체〉의 어떤 점이 그런 여러 해석을 만들어내는 것 같으신가요?

지금의 시대를 얘기하고 있는 것. 지금의 이야기를 장르적으로 풀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굉장히 친절한데, 나왔을 때는 또 질문하게 되죠. 연상호 감독님의 아주 매력적인 부분 중에 하나예요.

연상호 감독은 구교환 배우를 두고 ‘패러다임을 바꾸는 배우’라고 평했어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요.

거짓말인 것 같고요. (웃음) 농담이고, 친하니까요.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연기를 하지 않잖아요. 제가 그런 거대한 꿈이 있는 건 아니고요.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는 그냥 계속하고 싶어서예요. 계속 연기가 재미있었으면 좋겠고,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군체〉를 연기하면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재미있으셨어요.

너무 많은데요. 서영철이라는 인물을 혼자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요. 서영철은 100명의 감염자들과 함께 연기해야 하잖아요. 3층에도 서영철이 있고 7층에도 서영철이 있고. 홍길동도 이렇게는 안 움직이는데.(웃음) 그래서 서영철이 나오지 않는 부분에서도 마치 서영철이 그걸 보고 있는 듯한 서스펜스가 생기고요. 좀비를 함께 연기한 분 중에는 현대무용하시는 분, 진짜 배우분들, 팝핀과 브레이크 댄스를 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저도 연기적으로 그분들의 연기를 보고 영향받아서 연기를 하기도 했어요. 제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그분들께 말씀드리기도 하면서, 서로 연결돼 있었어요. 그래서 만약에 서영철에 대한 기분 좋은 리뷰가 나온다면, 함께 만들어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겸손한 척하는 게 아니라 진심입니다.

좀비를 맡은 배우들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으셨나요.

황동만(〈모자무싸〉의 배역명)을 패러디해서 말씀드리자면, 서영철은 천 개의 눈이 열려 있는 인물이에요. 서영철이 넥타이로 눈을 가리고 있어도, 관객분들에게는 서영철이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게 되게 재밌구나,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으시면서 보실 수 있겠다 싶었어요. 서영철은 빌런이니까, 사실 장애물이 되어야 하는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고, 서로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체〉
〈군체〉

서영철의 독특한 몸짓이 화제예요. 목 꺾는 행위도 그렇고, 안면 근육을 디테일하게 사용하는 게 굉장히 독특했어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연상호 감독님의 비전이 시나리오의 지문에 표시돼 있었어요. 연상호 감독님은 굉장히 시그니처한 행위를 원하셔서, 직접 보여주셨어요. 그리고 행위의 레벨, 세기도 정해주셨어요. 통신이 없을 때, 이를테면 와이파이 한 칸이 됐을 때는 조금 더 근육을 쓰면서 발버둥치며 더 통신을 하려고 했고요. 원만하게 움직일 때는 통신 레벨도 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감독님의 디렉션 하에 다 움직였던 것 같아요.

〈군체〉에는 유난히 아이코닉한 장면들이 많은데요.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계속 감상이 바뀌는데요. 지금 딱 머리를 쳤어요.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 이런 지문이 있었어요. ‘서영철이 감염자들 사이로 유유히 지나간다’. 굉장히 재미있는 표현이구나 싶었는데, 실제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그 장면을 ‘3대 워킹’이라고 하신다고 해요.(웃음)그래서 제가 좋아하고 흥미로웠던 장면들이 역시 닿는구나, 그렇게 유유히 걸어가는 게 전달이 됐구나 싶어서 신기했어요. 역시 뭐든 내가 궁금하고 흥미로워해야지 그게 관객들한테도 닿는구나 싶어요. 코미디도 제가 웃겨야지 관객들도 웃잖아요. 그런 걸 또 한 번 배웠어요.

전지현 배우가 말하길, 구교환 배우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은 배우라고 칭찬을 해주시던데요. 거기에 화답해 주신다면요.

쿵짝이라는 단어가 있죠. 아이디어는 혼자 나오지 않아요. 서로 주고받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현 선배가 뭐 하나 던지면 나도 하나 던지고, 서로 이렇게 왔다갔다 이렇게 나오는 거지 혼자서 나오는 것들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제가 인터뷰를 먼저 했다면 지현 선배가 아이디어가 많다고 얘기했을 거예요.

〈군체〉
〈군체〉

서영철 캐릭터는 관객들이 절대 공감을 할 수 없는 완전한 빌런입니다. 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서영철에게 이입해야 했을 것 같은데요. 서영철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셨나요.

저는 이해 안 해요. 빌런을 연기할 때는 권세정(전지현) 입장에서 연기해요. 어떻게 하면 권세정이 짜증이 나고, 그에게 장애물이 될 수 있을까? 서영철 쪽에서 연기를 하면 오히려 이 캐릭터에 대한 보호만 하게 될 뿐이에요. 그래서 빌런을 연기할 때는 항상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권세정을 연기한다는 마음으로 서영철을 연기했어요. 그래서 요즘 〈군체〉의 재미있는 리뷰 중에 하나가 “서영철 패고 싶다”인데,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군체〉 속 서영철의 포마드 머리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런 스타일링에 직접 의견을 내신 건지 궁금해요. 또, 서영철의 위력은 다른 빌런들과는 다른 독특한 카리스마에서 나오는데요. 서영철의 위력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요.

포마드 제품 바르면서 빗질을 하고 싶다는 걸, 농담처럼 감독님이랑 얘기했었는데, 감독님이 준비해 주셨어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농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실제로 동네 친구이기도 하고 해서 원래는 작품 얘기를 안 하는데, 그냥 정말 “서영철을 하다가 이렇게 포마드 발라서 머리를 넘겨볼까요?” 그랬는데, 촬영장에 갔는데 연출팀에서 빗을 주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됐죠. 〈군체〉 같은 경우에는 배우도 현장에 가서 체험하기 전까지는 그 규모와 능력을 알 수가 없거든요. 프로덕션에 도움을 많이 받은 거죠, 사실. 마지막에 서영철이 둥우리 빌딩 나와서 사거리를 위풍당당하게 걸어가잖아요. 그런데 옆에 감염자들이 함께 가니까 이 패거리가 갑자기 압도되잖아요. 그래서 서영철의 위력은 프로덕션의 힘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군체〉는 진짜 프로덕션의 영화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반도〉와 〈기생수: 더 그레이〉, 그리고 〈군체〉에 이르기까지, 연출자로서의 연상호 감독과는 벌써 세 번째 협업이에요. 연상호 감독이 구교환 배우를 이렇게 많이 불러주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왜 그럴까요?(웃음)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서로 노력은 하는데 부담은 주지 않는 거. 그것 때문 아닐까요. 촬영 당일에 감독님이 준비한 장면들의 그 시간이 느껴져요. 감독님의 역사가 느껴지고, 그 장면을 구현해 내기 위해서 저도 준비를 해가는 게 있잖아요. 근데 그거에 대해서 서로 과시하지 않고 그냥 첫 테이크를 바라봐줘요. 그래서 조용히 노력하는 서로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요.

구교환 배우는 감독이기도 하시죠. 연상호 감독님을 창작자로서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연상호 감독님의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고, 저는 그것에 대한 강점을 정확히 알고 있어요. 제가 연상호 감독님의 이야기에 반하는 이유도,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를 쫓으면서도 그 안에 시대를 담기 때문이에요. 항상 본인의 질문을 담으시는데, 그 안에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태도가 좋아요.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관객들과 함께 질문을 나눠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세요. 그렇다고 가르치려고 하지도 않으세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관객들이 돌아가시는 길에, 질문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것.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연출자로서도 굉장히 닮고 싶어 하는 부분이에요. 제가 〈기생수: 더 그레이〉를 찍고 있을 때, 감독님이 〈군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희미하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 프로젝트에 나도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었는데요. 그만큼 〈군체〉는 오랫동안 기획되고 있었고, 지금도 밑에는 연상호 감독님이 준비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계속 여러 트랙으로 가고 있을 거예요. 단순히 잠깐 반짝 기획으로 나오는 것들이 아니라는 게 항상 대단해요. 그래서 질투도 나요. 이야기를 쏟아내는 그 건강함에.

〈군체〉
〈군체〉

요즘 챌린지를 통해서도 많은 분들이 작품을 접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군체〉 속, 서영철이 업데이트하는 장면을 따라 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친구들이 보내줘서 많이 봤는데요. 보는 사람들이 이렇게 밈처럼 같이 즐겨주시는구나, 놀이처럼 많이 사랑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요. (서영철의 목 꺾기 장면을 보여주며) 이거 하시면 건강에도 좋아요. 목을 잡아주신 상태에서 이렇게 하시면, 이게 림프선 건드리는 거거든요. 스트레칭으로 이렇게 해주면 돼요.

〈군체〉는 AI와 집단지성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인간 구교환과 배우이자 감독 구교환은 어떤 AI를 쓰시는지 궁금하고요.

시리(Siri)요. 시리에게 “시리야, 4시 반에 알람 맞춰줘”라고 해요. (구교환이 말하자 시리가 “네”하고 응답했다) 생활적인 것에서 많이 써요. 그리고 최근에 ‘미장센 단편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연출했는데, 스태프분들한테 아웃풋 컨셉아트를 설명해야 하는데, 고예산 영화가 아니니 컨셉 이미지들을 보여줄 때 제미나이(Gemini)한테 부탁을 했어요. 그런데 인간이 더 위대하다고 느끼는 게, 그 컨셉대로 안 나왔어요. 그래서 역시 데이터를 이기는 건 인간이구나, 그리고 콘텐츠는 계속 생명처럼 진화하는구나 싶었죠. 편집하다 보면서 바뀌기도 하고, 최종 선택은 제가 하는 거니까요. AI는 전력에 보탬이 되는 작업이고, 어떻게 쓰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AI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인서트 컷을 만들어내면 그걸 어떻게 운영을 하냐의 문제죠. AI에만 의존하면 재미없고요. 에스파의 ‘Rich Man’ 트레일러에서도 AI의 도움을 받았어요. 트럭 내부는 실사로 가고, 외부 주행하는 모습에서는 도움을 받았어요. 연출자가 충분히 장악할 수 있다면, 잘 쓰는 게 중요하죠. VFX랑 똑같이,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가 하나 추가된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를 표현하는 데에 무기가 하나 더 생긴 거죠.

마치 〈군체〉 속 좀비들이 매번 업데이트를 거치는 것처럼, 구교환 씨는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업데이트를 거쳤는지 궁금해요.

매 순간, 작품마다 항상 변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저에게는, 내가 사랑하는 작품이 하나 더 늘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구교환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2부에서는 〈모자무싸〉와 배우이자 감독인 인간 구교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영화인

[인터뷰] '군체' 구교환, “‘서영철 패고싶다’는 반응이 최고의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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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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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 9월 개봉 확정…오리지널 스토리 담은 티저 포스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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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5. 30.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 9월 개봉 확정…오리지널 스토리 담은 티저 포스터 공개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온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이 티저 포스터로 이목을 모았다.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은 국내에 '바이오 하자드'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게임을 원작 삼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끝없는 생존 경쟁에 휘말리게 된 의료 택배 기사의 처절한 운명의 밤을 다룬 호러 스릴러다. 기존에 영화화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 별개로 이번 시리즈는 영화만의 스토리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5월 29일 공개한 두 개의 티저 포스터는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의 공포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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