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예매 사이트의 보안망이 한 30대 남성의 치밀한 범행 앞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자체 개발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무기로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싹쓸이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30대 '암표상'이 결국 쇠고랑을 찼다. 불과 1분 만에 80장에 달하는 티켓을 거둬들이는 기형적인 속도전 이면에는 철저히 계산된 범죄 알고리즘이 존재했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및 공연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A(35)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단순한 티켓 리셀러를 넘어,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사이버 범죄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다.
![암표상 집에서 나온 명품들 [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8-26/318e999d-9c96-492e-8261-c3a81ec859df.jpg)
외국인 계정 1천여 개와 자동화 시스템이 낳은 '사이버 암시장'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 1년여간 국내 대형 티켓 예매처 3곳을 무대로 활개 쳤다. 범행의 핵심은 '텔레그램'을 통해 개당 3만 원에 사들인 1천198개의 외국인 명의 계정이었다. 과거 전자상거래업에 종사하며 체득한 IT 지식을 악용해, 예매처의 부정 구매 방지 조치인 '캡차'(CAPTCHA)마저 완벽히 무력화시키는 전용 '매크로'를 직접 설계했다. 이 프로그램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 판매 글을 초 단위로 자동 게시하는 기능까지 갖춰, 단 1분 만에 70~80장의 티켓을 사고파는 불법 생태계를 구축했다.
![암표상 집에서 압수한 돈다발 [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cdn.www.cineplay.co.kr/w900/q75/article-images/2026-08-26/0c4d60f6-76ae-4a2a-9175-8cd909fcaa74.jpg)
최대 13배 폭리 취한 암표상, 금고 속 2억 원 돈다발의 최후
이러한 수법으로 A씨가 유통한 암표는 무려 1천700여 장에 이른다. 티켓 원가의 3배는 기본이고 최대 13배까지 가격을 뻥튀기해, 장당 최고 273만 원이라는 비정상적인 가격표를 달아 판매했다. 이를 통해 챙긴 순수익만 4억 2천여만 원. 체포 당시 그의 서울 자택은 범죄로 쌓아 올린 호화로운 성이었다. 집 안 곳곳에서 명품 시계와 귀금속, 한정판 고가 신발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고, 차고에는 수입 스포츠카가 자리하고 있었다.
경찰은 현장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2억 원 상당을 즉각 압수 조치하고, 확인된 '범죄수익' 4억 2천만 원 전액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불법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수사기관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찰은 A씨가 '텔레그램'에서 외국인 명의를 대량 매입하며 특정 인물에게 자금을 반복 송금한 정황을 포착, 윗선이나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범행에 쓰인 '매크로'가 신용카드 결제 단계까지 완벽히 자동화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카드사에 결제 승인 절차의 치명적 허점을 보완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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