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슈프림'의 유머와 판타지, 조쉬 샤프디가 얻은 자유

조쉬 샤프디가 동생 베니 샤프디와 헤어지고 만든 단독 연출작 〈마티 슈프림〉은 이전과는 다른 유머와 판타지로 가득하다.

〈마티 슈프림〉
〈마티 슈프림〉

〈마티 슈프림〉은 조쉬 샤프디의 이전작들과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면, 동생 베니 샤프디와 함께 ‘샤프디 형제’라는 이름으로 공동 연출한 〈헤븐 노우즈 왓〉(2014), 〈굿타임〉(2017), 〈언컷 젬스〉(2019) 등을 지나 〈마티 슈프림〉을 단독 연출했다는 점이다. 뉴욕 지하철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던 마약 중독자 아리엘 홈즈의 논픽션 「뉴욕에서의 미친 사랑」(Mad Love in New York City)을 원작으로 삼은 〈헤븐 노우즈 왓〉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샤프디 형제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는데(아리엘 홈즈가 직접 주연도 맡았다), 역시 공동 연출한 그들의 단편 〈존스 곤〉(John‘s Gone, 2010) 등을 비롯해 여러 편을 함께 한 작가 겸 프로듀서 로널드 브론스타인도 이때부터 샤프디 형제의 장편까지 쭉 함께 작업하게 된다.

〈마티 슈프림〉
〈마티 슈프림〉

언제나 샤프디 형제로 기억되던 그들이 2024년을 끝으로 더 이상 함께 활동하지 않을 거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후 드웨인 존슨이 종합격투기 선수 마크 커를 연기한 베니 샤프디의 단독 연출작 〈스매싱 머신〉(2025)은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고, 조쉬 샤프디의 단독 연출작 〈마티 슈프림〉(2025)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미술상, 의상상 등 아카데미 시상식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각자 연출한 형제의 두 작품 모두 호평받은 셈인데 공교롭게도 결별 이후 첫 작품들이, 형제로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일종의 스포츠 영화라는 점이 흥미롭다. 한편, 로널드 브론스타인을 비롯해 〈언 컷 젬스〉를 통해 샤프디 형제와 조우한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은 〈마티 슈프림〉에 참여했다.

〈마티 슈프림〉
〈마티 슈프림〉

조쉬 샤프디의 〈마티 슈프림〉이 샤프디 형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시절과 비교해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면, 현대 뉴욕이 아닌 1952년의 뉴욕이라는 시대 배경이다. 어쩌면 그것이 이전 작품들에서 조금씩 드러났던 유대인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채 10년도 안 된 시점이라 마티 마우저(티모시 샬라메)의 동료 벨라(게자 로리그)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시절에 겪었던 ‘벌꿀’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자신의 몸에 꿀을 발라 와서 다른 이들에게 먹게 했다는 것.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이 이야기는 실화로 알려졌는데, 게다가 벨라를 연기한 헝가리 배우 게자 로리그는 〈사울의 아들〉(2015)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힌 주인공 ‘사울’을 연기한 바 있다.

〈사울의 아들〉 게자 로리그
〈사울의 아들〉 게자 로리그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사울의 아들〉에서 사울은 나치의 만행이 극에 달했던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시체들을 처리하기 위한 비밀 작업반으로 일했다. ‘존더코만도’라 불리며 X자 표시가 된 작업복을 입고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오직 시키는 대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던 어느 날, 어린 아들의 시체를 보게 된 그는 랍비를 찾아 제대로 된 장례를 치러주기로 결심하고 힘든 여정을 시작한다. 그래서 〈마티 슈프림〉에서 벨라가 얘기하는 수용소 내 에피소드를, 〈사울의 아들〉에서 사울이 겪은 또 다른 에피소드로 이해한다면, 서로 다른 두 영화 사이의 연결고리가 생겨나며 보다 풍성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공교롭게도 게자 로리그는 현재 제작 예정인 테렌스 맬릭 감독의 신작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묘사할 영화 〈바람의 길〉(The Way of the Wind)에서 예수를 연기할 예정이다.

〈언컷 젬스〉 아담 샌들러
〈언컷 젬스〉 아담 샌들러

그 외에도 마티에게 갱단 보스 에즈라(아벨 페라라)가 ‘모세’(Moses)라는 이름의 개를 맡기게 되는데, 우연히 모세가 머물게 된 집의 주인은 유대인을 지극히 혐오하는 인물이라 개를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모세가 누구인가. 바로 나일강가에 버려졌다가 왕궁에서 길러진 뒤, 고대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가 히브리인들을 탈출시킨 고대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이자 민족 영웅이다. 심지어 마티가 경기를 위해 이집트에 가게 됐을 때, 피라미드의 부서진 조각을 가져와 어머니에게 주면서 ‘조상’ 얘기를 꺼낸다. 〈언컷 젬스〉의 주인공 하워드 래트너(아담 샌들러)가 유대인 보석상이었던 것처럼, 이전 작품에서 유대계 정체성을 조금씩 드러냈던 샤프디가 〈마티 슈프림〉에서는 그를 본격적으로 서사의 핵심 줄기로 삼는다.

아벨 페라라 감독
아벨 페라라 감독

한편, 모세를 데리고 있는 갱단 보스 에즈라를 연기한 배우는 〈킹 오브 뉴욕〉(1990), 〈악질 경찰〉(1992) 등을 연출한 아벨 페라라 감독이다. 그 또한 언제나 뉴욕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샤프디와 닮았고, 샤프디가 존경해마지 않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도 닮은 면모가 있어 ‘어둠의 마틴 스코세이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오마주의 캐스팅이라 할 수 있다.

〈마티 슈프림〉 촬영현장의 조쉬 샤프디(왼)와 티모시 샬라메
〈마티 슈프림〉 촬영현장의 조쉬 샤프디(왼)와 티모시 샬라메

사실 형인 조쉬 샤프디는 〈도난당하는 것의 즐거움〉(The Pleasure of Being Robbed, 2008)을 통해 먼저 장편 데뷔했다. 단독 연출일 때 유머와 판타지 장면이 좀 더 들어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령 앞서 얘기한 벨라의 나치수용소 장면 플래시백이라던가, 오프닝에서 난자를 향해 질주하는 정자의 컴퓨터그래픽, 마티 마우저가 장난스런 동작으로 탁구를 즐기는 장면, 그리고 사업가 밀턴 록웰(케빈 오리어리)이 스스로 1601년에 태어난 뱀파이어라고 얘기하는 장면들이 그렇다. 실제로 현실의 케빈 오리어리가 배우이자 억만장자 사업가라는 점에서, 온갖 세상만사 경험하며 성공한 사업가가 뱀파이어라는 설정이 묘하게 어울린다. 이 모든 것들이 조쉬 샤프디 감독 단독 연출일 때 경험하게 되는 장점이자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를 통해 조쉬 샤프디가 더 큰 자유를 얻었다고 해도 될까.

영화인

'마티 슈프림'의 유머와 판타지, 조쉬 샤프디가 얻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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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7.

'마티 슈프림'의 유머와 판타지, 조쉬 샤프디가 얻은 자유

〈마티 슈프림〉은 조쉬 샤프디의 이전작들과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면, 동생 베니 샤프디와 함께 ‘샤프디 형제’라는 이름으로 공동 연출한 〈헤븐 노우즈 왓〉(2014), 〈굿타임〉(2017), 〈언컷 젬스〉(2019) 등을 지나 〈마티 슈프림〉을 단독 연출했다는 점이다. 뉴욕 지하철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던 마약 중독자 아리엘 홈즈의 논픽션 「뉴욕에서의 미친 사랑」(Mad Love in New York City)을 원작으로 삼은 〈헤븐 노우즈 왓〉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샤프디 형제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는데 , 역시 공동 연출한 그들의 단편 〈존스 곤〉(John‘s Gone, 2010) 등을 비롯해 여러 편을 함께 한 작가 겸 프로듀서 로널드 브론스타인도 이때부터 샤프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연출 실사 영화 '룩백', 10월 한국 개봉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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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7.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연출 실사 영화 '룩백', 10월 한국 개봉 확정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실사 영화 〈룩백〉 이 오는 10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수입 및 배급을 맡은 메가박스중앙㈜은 7일 개봉 소식과 함께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영화 〈룩백〉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만화 〈체인소 맨〉의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가 선보인 동명의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지난 2021년 공개 당시 하루 만에 조회수 250만 회를 돌화하며 화제를 모았고, 2024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역시 국내외에서 평단과 관객의 고른 극찬을 받았다. 이번 실사 영화는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춘 영화라는 점에서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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