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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발굴' 영국 평론가 토니 레인즈 별세, '한국영화의 은인'

봉준호 단편 '지리멸렬' 해외 첫 소개…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기여한 '한국영화의 은인' 토니 레인즈 타계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토니 레인즈 평론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토니 레인즈 평론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영화의 영원한 나침반', 토니 레인즈를 기억하며

한국영화를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부로 이끈 '푸른 눈의 개척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영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이자 프로그래머인 '토니 레인즈'가 지난 8일 타계했다. 아시아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 그의 날카로운 통찰과 헌신이 없었다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훨씬 더디게 찾아왔을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공식 SNS를 통해 "한국영화와 아시아영화의 가치를 누구보다 앞서 세계에 알려온 토니 레인즈가 별세했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1948년생인 고인은 영국영화협회(BFI)의 권위 있는 매체 '사이트 앤 사운드' 평론가이자 '런던영화제', '밴쿠버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한국영화의 폭발적 잠재력을 가장 먼저 감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탁월한 안목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일화는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이다. 1994년, 당시 무명이었던 봉 감독의 단편 '지리멸렬'을 밴쿠버와 홍콩영화제에 전격 초청하며 훗날 아카데미를 휩쓸 거장의 탄생을 전 세계에 최초로 알린 주역이 바로 그다.

한국 영화계와 맺은 연대는 단순한 평론가와 피평론가의 관계를 넘어섰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창립 당시 자문위원을 기꺼이 맡아, 오늘날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도약할 수 있는 탄탄한 초석을 다졌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에는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토니 레인즈와 한국영화 25년'이 상영되었으며,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외국인 최초로 '한국영화 감사패'를 수여받는 영예를 안았다.

영화제 출범부터 그와 각별한 우정을 쌓아온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이라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약 5년 전 영국까지 직접 찾아가 투병 중인 고인을 문병했던 김 전 위원장의 일화는 두 사람을 넘어 한국 영화계가 그에게 품고 있는 깊은 존경과 예우를 대변한다. 한국영화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던 그의 발자취는 영화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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