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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아영의 오르골]이미지와 사운드의 불협화음으로 만든 마법의 순간들 '헤븐 노우즈 왓'

나는 영화 속 음악에 꽂힌다. 음악은 때때로 보이는 이미지와 들리는 대사만으로는 다 전할 수 없는 인물의 내밀한 감정을 들려준다. 창작자의 숨은 의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내게 영화 음악을 이해하는 것은 영화에 가닿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추아영의 오르골’은 음악을 경유해 영화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들어본다. (P.S.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어 주기를 바란다.)

〈헤븐 노우즈 왓〉
〈헤븐 노우즈 왓〉

매캐한 담배 연기가 프레임에 흐릿하게 번진다. 거리에서 남녀가 뒤엉켜 입을 맞춘다. 일렉트로닉 음악이 이미지 위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음악 사이로 틈입한다. 영화는 다음 장면에서 울음소리의 주인을 드러낸다. 남자는 자취를 감추고, 그와 입을 맞추던 여자는 혼자 남아 울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난 너만 있으면 돼”. 〈헤븐 노우즈 왓〉의 오프닝은 조쉬 사프디, 베니 사프디 형제의 영화에서 이미지와 사운드가 공명하는 방식을 시작점부터 각인시킨다. 카메라는 뉴욕 거리의 거친 삶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몽환적인 전자음의 일렉트로닉 음악은 그런 이미지와 불협화음을 이루며 사프디 형제 영화의 마법을 완성한다. 그들의 영화에서 이미지와 사운드의 불협화음은 관객의 감정을 한 방향으로 정리하지 않고, 다른 차원을 열어젖힌다. 〈헤븐 노우즈 왓〉의 음악이 이미지와 공모해 마법을 만들어 내는 순간을 다시 살펴보았다.


〈헤븐 노우즈 왓〉
〈헤븐 노우즈 왓〉

헤로인에 중독된 홈리스 할리(아리엘 홈즈)는 연인 일리야(케일럽 랜드리 존스)와 자멸적인 관계에 빠져 있다. 할리는 거듭된 갈등에 일리야를 떠났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사랑과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뉴욕의 혹독한 거리 위에서 약물과 폭력, 집착이 반복되는 위태로운 삶을 이어간다.


〈헤븐 노우즈 왓〉
〈헤븐 노우즈 왓〉

〈헤븐 노우즈 왓〉은 헤로인 중독자 아리엘 홈즈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자서전 「뉴욕에서의 미친 사랑」을 각색했다. 영화는 이러한 원작의 사실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할리의 과거를 애써 설명하려 하지 않고, 약물과 사랑에 매달린 채 현재만 존재하는 그의 삶을 시네마베리테의 방식을 차용해 나타낸다. 사프디 형제는 〈헤븐 노우즈 왓〉, 〈굿타임〉(2017), 〈언컷젬스〉(2019) 등에서 즉흥적인 카메라의 개입을 통해 현실의 표면 아래 감춰진 삶의 진실을 드러내 왔다. 그중 〈헤븐 노우즈 왓〉은 그들의 세계관이 굳혀지게 된 시작점에 있다. 다만 시네마베리테가 현실의 관찰과 개입을 통해 진실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적 방법이라면, 사프디 형제는 그 현실을 과장된 속도와 음악을 통해 불안정한 감각으로 재구성한다. 인물의 일상은 실제처럼 보이지만, 그 일상에서 느껴지는 시간과 감정의 밀도는 환각에 가깝다.

제임스 대쇼의 곡 앨범 커버
이사오 토미타의 곡 앨범 커버
(왼쪽부터) 제임스 대쇼의 곡 앨범 커버, 이사오 토미타의 곡 앨범 커버

영화의 오프닝에 흘러나오는 제임스 대쇼의 곡 ‘Oedipus Orca (Theme from “Oedipus Orca”)’는 그 환각적 느낌을 여실히 드러낸다. 본래 이 곡은 1970년대 전자음과 재즈를 결합한 실험적인 영화 음악이다. 사프디 형제는 이 곡을 영화의 오프닝에 삽입함으로써 할리의 사랑을 낯설고 부유한 감각으로 전달한다. 여기서 음악은 할리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상실감을 드러낸다. 또 할리의 울음소리가 먼저 들려오고 뒤늦게 그녀의 모습을 드러내는 편집은 청각적 선행을 만들어 낸다. 관객은 할리의 눈물을 보기 전에 이미 그의 감정에 붙잡히고, 이후 화면에 등장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게 된다. 이때 소리와 이미지의 시간차는 두 인물 사이의 보이지 않는 거리감을 드러낸다. 남녀의 몸은 서로 밀착해 있지만, 음악과 울음소리는 그 친밀함을 부정하며 화면 안에 균열을 만들어 낸다.

〈헤븐 노우즈 왓〉
〈헤븐 노우즈 왓〉

일본의 일렉트로닉 뮤지션 이사오 토미타의 곡 ‘Suite Bergamasque: Clair de Lune, No. 3’는 클로드 드뷔시의 ‘달빛’을 신시사이저로 변주했다. 이사오 토미타의 곡은 원곡의 서정성을 보존하면서도, 그것을 신시사이저의 차갑고 우주적인 음색으로 뒤집는다. 〈헤븐 노우즈 왓〉에서 이 곡은 낭만적 배경음악이 아니라, 할리의 현실이 환각과 상실로 기우는 순간을 들려주는 청각적 장치로 존재한다. 이처럼 〈헤븐 노우즈 왓〉의 긴장감은 치밀하게 축조된 서사의 구성에서 오는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의 움직임과 동선, 점점 커지는 인물의 파괴적인 감정의 크기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영화의 음악은 낭만성으로 인물을 섣불리 구원하지 않고, 그들이 빠져 있는 감각의 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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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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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브래드 피트, 대본 읽고 눈물 흘린 '하트 오브 비스트'…28일 극한 생존기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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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22.

[새영화] 브래드 피트, 대본 읽고 눈물 흘린 '하트 오브 비스트'…28일 극한 생존기 개봉

'브래드 피트'가 대본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밝혀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신작 영화 '하트 오브 비스트'가 오는 28일 국내 극장가에 상륙한다. 이 작품은 전직 육군 특수부대원 제임스와 그의 오랜 전우인 군견 '오딘'이 알래스카의 무자비한 대자연 속에서 겪는 극한의 조난 생존기를 치밀하고 사실적인 연출로 그려냈다. 대자연의 위협 앞, 전우에서 조난자로 내몰린 두 생명 전직 육군 특수부대원 제임스('브래드 피트' 분)에게 '오딘'은 단순한 반려견의 의미를 넘어선다. 제임스가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특수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오딘' 역시 최정예 수색 전투견으로서 작전의 최전선에 섰다. 이들은 피와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진정한 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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